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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의 애착 위기와 중독 행동

 

코로나 시대의 관계는 참으로 위태롭습니다. 상호간에 오해도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 서로를 지키기 위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감정표현에 중요한 입과 주위 근육을 마스크로 가린 채 눈으로만 제한적인 감정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코로나 시대는 언택트와 함께, IT 기술을 이용한 온택트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접촉과 친밀한 관계 그리고 애착을 원하는 국민들의 간절함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절된 관계와 애착의 부재는 뇌 내 도파민 분비 감소 

인간의 애착 행동은 옥시토신(oxytocin)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뇌 내 분비를 늘립니다. 시상하부(hypotalamus)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모성 양육 행동, 동물에서 일부일처제 애착 행동 및 사회적 행동을 강화하고 출산 이후 수유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옥시토신은 또한 도파민(dopamine)을 분비하는 중뇌(midbrain)로 분비되어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쾌락, 즐거움과 관련된 보상행동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애착행동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상과 관련된 뇌 회로를 자극하여 충분한 쾌락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계의 단절, 애착의 부재는 뇌 내의 옥시토신 분비 감소를 가져오고, 그로 인하여 도파민 분비도 함께 감소하게 됩니다. 인간은 뇌 내의 부족한 도파민을 다시 채우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되며 대표적인 행동은 음주, 고열량 음식 폭식 등 도파민을 분비 시키는 외부 물질을 체내에 공급하는 물질 중독과 과도한 도박, 인터넷 게임과 과몰입, 무절제한 쇼핑 등 도파민 분비를 촉진할 수 있는 행위 중독이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중독 행동의 변화

실제로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된 지난 6월, 중독포럼이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존에 주 4회 이상 음주를 하던 사람들의 음주 횟수가 더욱 늘었으며, 스마트폰 이용/온라인 게임/ 도박 및 성인물 시청 등의 이용 횟수도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우울·불안·불면 증상이 심하다고 호소한 사람들의 온라인 게임 이용 및 온라인 게임 지출액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소의 행동 습관이 중대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건강한 영향

이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기존에 음주 횟수가 적고, 성인물 시청 등을 이용하지 않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중독 관련 행동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평소 중독 성향이 적었던 사람들의 경우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중독 관련 행동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며, 음주 및 인터넷게임 사용과 같은 중독 관련 행동보다는 다른 행동에 시간을 사용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평소에 중독과 관련 행동 이외의 다른 행동, 예를 들면 운동,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 나누기 등에 시간을 더 사용하면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고립과 같은 중대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중독 관련 행동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 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온라인 게임, 현실 세계와 온라인 세계간의 균형 필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태에서 우울·불안 증상이 심해진 사람들의 온라인 게임 이용 및 지출액이 늘어났다는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온라인 게임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FLEX'라는 영어 단어를 들어보셨는지요? SNS와 같은 social media에서 자신을 위한 또는 남을 위한 비싼 물질을 구매 또는 ’지르는‘ 행동을 말합니다. 우리는평소와 다른 과소비 행동이 있다면 자신이 어떤 상태이고 어떤 기분일 때 주로 과소비 행동이 나타나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관적인 측면에서 볼 때, 월급 받은 날, 승진 한 날,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자신을 칭찬하기 위해 큰 맘을 먹고 FLEX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객관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 나가고 있는 자신을 알리고 위축된 자신을 감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의 특성 중 하나는 ‘연결’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고립되었다고 해도 온라인 세계에서는 연결이 되고 얘기를 할 수 있으며 또한 새로운 역할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 세계의 고립으로 인해 우울하고 불안한 나를 위로하고 온라인 세계에서 나를 빛내줄 수 있는 FLEX ‘현질’이 두 세계의 나를 모두 쉽게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세계에서 내가 빛날수록 현실 세계의 나는 더욱 고립되고 과몰입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붕괴로 더욱 우울·불안에 빠져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 세계와 온라인 세계 간의 균형이 필요하며 현실세계의 내가 규칙적이고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온라인 게임 이용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시대의 일상 및 애착 회복하기

코로나로 인한 관계 단절과 애착 부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휴직 또는 일자리를 잃은 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힘든 과정입니다. 그러나 그럴지라도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일상적인 생활에 맞게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어나며 낮시간은 산책과 같은 가벼운 신체활동을 합니다. 낮잠이나 낮술 등 신체 리듬을 망가뜨리는 행동을 피하고 게임과 인터넷 사용도 코로나 이전과 같이 1~2시간 이내로 제한된 시간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가까이에서 믿을 수 있고 속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배우자, 부모님, 가족 또는 친구에게 자신이 현재 겪는 어려움을 말하고, 상대방의 어려움을 듣고 서로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지지하는 것이 소홀해진 애착관계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나아가 더 탄탄하고 건강한 애착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소통에 비하여, 전화나 메시지, 그리고 화상 전화라 할지라도 직접적 대면에 비하여 감정적 소통이 어려움을 인정해야 합니다. 오해를 쌓을 수 있는 감정을 고조시키는 대화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강한 안부 붇기로 슬기로운 코로나 시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집에서 음주와 인터넷 사용 등 중독 관련 행동이 반복되었던 상황에서 벗어나 다른 활동으로 대체해야 합니다. 집콕으로 음주와 인터넷 사용이 늘어났지만, 한편으로 홈트레이닝, ‘홈트’가 늘어나기도 하였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집콕’이 지속되고, 집이 음주의 장소, 인터넷 게임 과몰입의 장소가 되면 우리의 뇌는 집이라는 장소에서 자연히 중독 관련 행동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연관 관계를 끊기 위해서는 오늘부터 단 5분만이라도 운동이나 대화를 시작하여 시간을 점차 늘려 우리의 의식에서 집을 홈트의 장소, 같이 사는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는 대화의 장소로 바꾸어야 합니다.

코로나-19의 치료제, 백신, 그리고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감염 상황과 대응에 절망적인 소식과 희망적인 소식이 뒤섞여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흑사병, 천연두, 독감, 소아마비 등 치명적인 펜데빅(pandemic)을 이겨낸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다시 ‘애착을 기반으로 한 도전 사회’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https://www.mentalhealth.go.kr/portal/bbs/bbsDetail.do?bbsId=BBSINIT_2&nttId=317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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